솔잎은 뿌려서 뭐 하신데유
가수 장사익
흰 무명의 두루마기를 걸치고
자기만의 칼칼한 생 소리로
우리들의 한을 노래한다
쾡한 눈으로 어딘가를 응시하며
구슬픈 아쟁의 가락과
가슴 두드리는 북소리 장단에 맞춰
출렁 출렁 춤사위로
우리들의 한을 토해내는 사람
나이들어 철이든 아들의
때 늦은 효를 노래한다
걷지 못하는 어머니 등에 업고
꽃구경 가려고 집을 나서
산등성이 굽이굽이 오르는데
맥을 놓으며 말을 잃고
솔잎을 따서 뿌리며 가는 어머니
집으로 가는 아들 길 잃을까봐
아들의 피 맺힌 절규
"어머니 지금 뭐 하신데유"
"아 솔잎은 뿌려서 뭐 하신데유"
땅들의 아들 딸들이여
당신의 어머니 아버지를
주목하며 보라
지금 당신의 등뒤에서
솔잎을 흩 뿌리며 가고 있으리니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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